오늘도 머리를 감으러 화장실에 가기 전에 집에 있는 모든 의자를 다 쓰러트려 놓는다.
예전엔 지 눈앞에서 내가 잠깐 없어지면 나타나달라며 고래고래 찾던 딸래미는 이제
내가 방에 있거나 화장실에 있으면 문을 더 확실히 꽉 닫아주고는 시야밖으로 총총 사라진다.
곧 이어 부욱부욱 의자 끄는 소리, 더걱더걱 냉장고나 찬장 뒤지는 소리, 삐익삐익 각종 버튼 누르는 소리;;
나는 말그대로 좌불안석 상태가 되어
지금 하고 싶은 일(...)을 애써 다음 기회로 기약하며 뛰쳐나가게 되었다.
그전까지는 다예나 손을 피해야할 물건은 김치냉장고 위나 선반 위 전자레인지 위에 놓으면 되었는데
이젠 의자를 끌고가서 다 꺼낸다.
뚜껑도 종류대로 다 따고 열 수 있으니 각종 양념이며 도구며 아아~~얼마나 재밌고 신나겠는가 말이다.
더군다나 엄마가 노발대발하며 격렬한 반응을 보이네.
그렇기에 더욱더 금단의 열매는 달디 단 것이렸다.
...그리하여 나는 의자를 쓰러트려놓기 시작했다.
아직까지 식탁의자를 세울 힘은 안되니, 일단 이렇게 해놓으면 머리를 감고 나올 시간을 벌 수 있다.
좋아하는 토마스도 한 편 틀어놓고, 빵도 하나 쥐어준다.
엄마 금방 나올게~~
쏟아지는 뜨거운 물줄기를 맞으니 이리 후련하고 기분좋을 수 없네...
어라? 어째 등허리가 서늘해진다?
-엄마!!!!!!엄마아아아~~
음. 의자가 다 넘어져 있으니 따지러 왔군.
-다예나, 문닫아, 춥다. 엄마 머리 '이쁘다솨와--' 하고 금방 나갈게!
-.......
엥? 갑자기 몹시 추워지는 걸?
헉. 다예나가 밖에서 팬 스위치를 눌렀군.
-다예나! 다예나! 거기 스위치 누르지마! 지금 누른거 도로 원위치해! 어섯!!!
...그리하여 나는 오늘도 깜깜한 욕실에서 덜덜 떨며 더듬더듬 머리를 감았다.
이놈의 머리. 확 커트쳐버리던지 해야지 원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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Tag // 아기엄마의 머리감는 법

Comment List
언니.
전 그래서 결국 단발이예용~ㅎㅎㅎ
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힘이 장사네용..*_*
(언니 주소 메모해놓은거 잃어버려서 못보냈..ㅠㅠ 시간날때 멜 한번만 더 쏴주시면굽신굽신.)
pnoj@naver.com
너무 귀여운 아기와 너무 이쁜 모습을 담은 블러그에 반해서.
이렇게 모르는 나그네가 흔적을 남깁니다.
저는 이제 돌쟁이 딸아이를 둔 엄마인데요~
너무 이쁘고 건강한 따님~ ^^ 꼭 저도 요렇게 건강하게 키우고 싶네요~참 보기 좋습니다.